
사람들과 진심으로 소통하던 ‘다큐 3일’이 10주년을 맞았다.
1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신관 웨딩홀에서 KBS2 ‘다큐멘터리 3일’(이하 ‘다큐 3일’) 10주년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최재복 팀장, VJ 이수민, VJ 김희근, VJ 박지현, 안정훈, 황범하 PD 등이 참석했다.
2007년 5월 첫 방송된 ‘다큐 3일’은 무안장터를 시작으로 장소, 사건, 현상 등 주어진 한 공간에서 동일한 72시간을 보내며 익숙하지만 낯선 일상들을 관찰하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지만, ‘다큐 3일’은 묵묵히 같은 길을 걸어왔다. 이날 최재복 팀장은 “지난 10년 동안 제작 과정이나 콘셉트가 변한 것은 없다. 일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진득한 시선으로 담아내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정체성을 잃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석 같은 일상이 펼쳐지는 익숙한 공간들을 찾아내려고 한다. 72시간이라는 제한된 시간 동안 취재를 해왔다”면서 “그런 진정성이 통하지 않을까 싶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면서도 공간을 좀 더 효과적으로 담기 위한 변화는 존재했다. VJ 김희근은 “카메라 장비 같은 것들은 조금 바뀌었다”면서 “휴먼 다큐이다 보니 밀접하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카메라가 큰 것이 부담이 됐다. 그래서 소형 카메라로 바꿨으며, 드론이나 수중 액션카메라 등을 이용해 그림에도 집중을 하자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10주년을 맞은 ‘다큐 3일’은 10년 동안 67명의 PD, 25명의 작가, 78명의 VJ, 104명의 내레이터가 거쳐 갔다. 시간이 흘러 500회를 맞아 방영되는 ‘다큐 3일’에서는 이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특히 이번 특집에는 가장 많은 내레이션을 읊은 배우 안정훈이 다시 한 번 목소리를 담는다. 황범하 PD는 “안정훈의 목소리는 선하다는 느낌이 있다. 아날로그적인 스케치가 주 내용이 되다 보니 잘 맞는 것 같다. 적절히 오버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게 따뜻한 느낌을 잘 살린다”며 “아역배우를 했기 때문에 딕션도 정확하다”고 그를 칭찬했다.
안정훈은 “114회 내레이션을 했다. 가장 많은 횟수더라”라면서 “꾸밈없이 느껴지는 화면 속 서민들의 애환과 희망에 공감하면서 임해서 가능했던 것 같다. (모니터를 할 때) 묵직하게 목소리가 나온 날은 내가 그렇게 말하지 않았는데 왜 그러나 싶었는데, 모니터 속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했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고 말햇다.
‘다큐 3일-10년의 기억’에서는 10년 동안 화제가 되었던 사람들을 다시 찾아가는 모습이 2부작으로 그려진다.
황범하 PD는 “첫 날 만났을 때와 두 번, 세 번 만났을 때 사람들의 표정은 다르다. 점점 친해지고 속을 터놓는다. 3일을 봐도 그런데 10년 동안 담았던 사람들의 일상이 어떻게 변했을까 정말 궁금하다. 촬영 마치고 돌아올 때마다 인터뷰한 사람들이 어떤 삶을 살게 될까 궁금하더라”고 10주년 특집 기획 배경을 밝혔다.
이어 “다시 만났을 때 열심히 살고 있는 모습을 봤을 때, 우리도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서 많은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비록 3일이라는 시간이지만, ‘다큐 3일’에 몸담고 있고 또 출연하는 사람들에게는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그 시간 동안 어떻게 소통하는지, 얼마나 진실하게 채워나갈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이는 ‘다큐 3일’이 10년간 걸어올 수 있었던 비결이기도 하다.
VJ 박지현은 “진심과 경청인 것 같다. 오늘 하루 어땠는지, 어떻게 살았는지 질문을 던지고 진심을 다해 이야기를 시작하면 마법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이어 “한 번도 내 인생을 돌아보지 않았던 누군가가 3일간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는 것이다. 헤어질 때는 사람들이 오히려 내 이야기 들어줘서 고맙다고, 잘 살았던 것 같다고 이야기한다”고 덧붙였다.
‘다큐 3일’ 10주년 특집 ‘10년의 기억’은 오는 14일과 21일 오후 10시40분 총 이틀에 걸쳐 방송된다.
이소희 기자 lshsh32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