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내년 환갑이 막내"...어디에도 없는 레전드 조합 '세모방'

[메인뉴스 이소희 기자] 세상 어디에도 없던 방송이, 세상 모든 방송을 담아낸다.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MBC 새 예능프로그램 ‘세상의 모든 방송’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송해, 허참, 이상벽, 임백천, 박명수, 박수홍, 김명진 PD, 최민근 PD 등이 참석했다.

‘세상의 모든 방송’은 국내를 비롯한 세계 곳곳의 방송 프로그램에 MC군단을 투입, 실제 프로그램의 기획부터 촬영 전반에 걸쳐 리얼하게 참여하며 방송을 완성하는 야외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방송은 ‘MC계의 레전드’라 불리는 전설의 MC들이 국내와 세계 곳곳의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돌아온 후배 MC군단의 모습을 지켜보는 콘셉트로 구성된다.

이날 최민근 PD는 “세상에 참 많은 방송들이 있고 크건 작건 소중하고 존재 이유가 있는 것 같다”면서 “알려지지 않은 재밌고 특이한 방송들의 제작과정까지 담아서 보여주면 어떨까 생각하다가 아이디어가 나왔다”고 제작 배경을 밝혔다.

공동 연출을 맡은 김명진 PD는 “홧김에 만든 프로그램”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기획회의를 계속 하다가 온갖 방송을 다 봤는데 적당한 게 떠오르지 않는 거다. 그래서 ‘그냥 이거 다 하자’고 생각해서 한 거다”라고 말했다.

김 PD는 송해와 허참, 이상벽, 임백천까지 예능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연예계 역사의 산증인들을 한데 모은 것에 대해서도 “방송이 ‘일밤’ 시간대이니까 대표프로그램이 될 것 같아서 좋은 MC를 물색하고 있었다. 겹치기 출연이 안 되는 상황에서 섭외에 제한이 있자, 송해 허참 같은 분들 하자고 이야기를 해서 모시게 됐다”고 전해 눈길을 끌었다.

가장 먼저 송해가 섭외되고 나자, 다른 출연진들도 출연을 결정했다고. 송해는 “잘 하지는 못해도 여기저기 끼워주셔서 대한민국 PD를 300여 분 넘게 만나봤다”고 위트 넘치는 멘트로 입을 열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송해는 “나로서는 담당 연출가가 바뀔 때마다 어떤 시어머니를 만날까 생각하면서 시간을 보냈다”면서 “그런데 (‘세모방’ 연출진들은) 첫 인사부터 즐겁게 보냈다. PD 입술이 부르터서 왜 이러냐고 했더니 몽골 가서 바람 때문에 그렇다고 하더라. 그것부터가 재미있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아울러 “우리 나이를 합하면 수백 년이 되지만 열심히 해보자는 각오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송해를 포함한 허참, 이상벽, 임백천은 이날 유치원생 교복 같은 귀여운 의상을 입고 등장해 예능에 임하는 각오를 간접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허참은 “네 사람을 모아놓으면 단단한 메주가 되는 느낌이다. 방송심의위원회 입장에서 후배들이 연출에 의해서 고생하고 온 프로그램을 평가하고 조언해주면서 사명감과 책임을 다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상벽은 “방송을 오래 했지만 이렇게 다 같이 모인 것은 처음이다”라면서 “방송환경이 많이 바뀌었다. 정석 프로그램 시대에서 벗어나서 리얼의 시대인 것 같다. 내가 경험이 많은 사람인 것은 사실이지만 새로운 프로그램에 들어가서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기대도 되고 걱정도 된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박명수는 “만나기 어려운 조합인데 이렇게 해주셔서 감사하다. ‘일밤’이 이렇게 가야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획기적인 방송인 것 같다”고 영광스러운 마음을 전했다.

최 PD는 박명수와 박수홍을 섭외한 이유로 “레전드급 MC를 모시면서 나도 어려웠는데 스스럼없이 이야기하는 사람은 박명수 밖에 없는 것 같다”면서 “진정성 있는 부분에서는 박명수만으로는 힘들 것 같아서 박수홍을 같이 섭외했다”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세상의 모든 방송’은 낚시TV의 1인 방송, 실버TV의 리듬댄스 교실 등 독특한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몽골 등 해외 프로그램들을 찾아다니며 모든 제작과정을 담아낸다.

김 PD는 “국내외 특이한 프로그램들을 리서치했다”면서 “리듬댄스 편의 경우, 방송 제안을 했을 때 ‘MBC가 왜 우리랑 이걸 하지’ 싶은 반응이었다. 몰래카메라냐고 할 정도였다. 실버TV 측은 열악한 환경에서 고군분투하는 걸 알아줘서 고맙다고 했다. 몽골 방송의 경우 우리와 함께 하는 것을 의미있다고 생각했고, 아무래도 우리나라 방송 시스템이 앞서 이으니 배우고 싶어해다”고 전했다.

PD의 말에 따르면 ‘세상의 모든 방송’은 어느 정도 공익적인 측면이 존재한다. 최 PD는 “문화적으로 맞지 않는 차이는 잘 담아내야 하겠지만”이라면서도 “다양한 문화와 가치를 보여드리고 싶었다. 예를 들어, 실버TV와 함께 한다고 해서 타깃을 노년층으로 했다기보다 이 프로그램이 왜 존재하고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제작과정을 보여주는 것이다. 사실 다른 프로그램이다”라고 프로그램 의도를 설명했다.

아울러 변수가 많은 상황을 리얼하게 다루면서도 이 모든 것을 4MC와 패널들이 지켜보는 포맷의 차별점도 밝혔다. 김 PD는 “리얼한 프로그램이어서 녹화가 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을 메워주는 것은 멤버들이다. 입담들이 대단하셔서 빈 오디오를 채워주신다”고 말했다.

이어 “‘우결’ 같은 프로그램은 리액션 등으로 시청자들과 함께 방송을 보는 느낌이지만, 우리는 다른 맥락이다. 사담을 하듯 녹화하려고 카메라도 숨기고 테이블도 가깝게 했다. 그러다보니 스스럼없는 토크가 나왔다”고 ‘세상의 모든 방송’만의 개성을 밝혔다.

‘일밤-은밀하게 위대하게’ 후속으로 방송되는 ‘세상의 모든 방송’은 오는 28일 오후 6시30분 첫 방송된다.

이소희 기자 lshsh32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