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빌보드 수상’ 방탄소년단, K-POP 위상 드높인 금의환향

기자 2017-05-29 18:48:39

[메인뉴스 이소희 기자] 이제는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방탄소년단이다. 중소기획사에서 출발한 이들은 놀랍도록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자신들의 무대를 넓혔다.

방탄소년단은 29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서울 크리스탈볼룸홀에서 2017 빌보드 뮤직 어워드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제이홉은 “수상 후 첫 공식적인 자리다. 그러다보니 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먼저 드리고 싶다. 영광스럽고 아직도 믿기지가 않는다. 이 순간이 현실인가 싶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지민과 랩몬스터 역시 “꿈만 같은 자리였다. 무엇보다 그런 자리에 있을 수 있게 만들어준 팬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 팬들이 다 만들어준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팬들에게 공을 돌렸다.

진은 “선배님들이 케이팝의 좋은 길을 열어주셔서 우리가 상을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후배로서 더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슈가는 “케이팝 그룹으로서는 최초 수상인데, 부담도 되고 약간 걱정도 됐었지만 막상 가니까 신기했다. 화면에서만 보던 분들을 실제로 보게 돼서 즐거웠다”고 들뜬 마음을 드러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21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T-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2017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상을 받았다.

이들의 수상은 여러모로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방탄소년단은 이 상의 후보로 오른 저스틴 비버, 셀레나 고메즈, 아리아나 그란데, 션 멘데스와 어깨를 나란히 했을 뿐만 아니라, 3억이 넘는 압도적인 투표수로 모두를 제쳤다.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한국 가수가 상을 받은 것은 2013년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톱 스트리밍 송’ 비디오 부문을 수상한 이후 두 번째다. 케이팝(K-POP) 그룹으로는 모든 부문 포함해 최초 수상이다.

더 나아가 이 부문은 2011년 처음 생긴 이후 6년 내내 저스틴 비버가 수상했기 때문에, 방탄소년단의 수상은 ‘이변’에 가까웠다. 아울러 시상식 무대에서 호명되는 영광도 누렸다.

방탄소년단은 저스틴 비버를 제칠 수 있었던 이유로 ‘꾸준한 SNS 소통’을 꼽았다. 멤버들은 “우리는 7명이기 때문에 소통 빈도는 우리가 더 많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제이홉은 “일상 공유를 많이 한다”고, 지민은 “우리는 꾸준함이 있다. 하고 싶은 것들을 올리지만, 팬들을 위한 사진이나 글도 계속해서 올린다”고 차별점을 밝혔다.

지민은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여전히 팀 이름으로 된 계정 하나로만 SNS를 운영하는 것을 ‘팀워크’라고 설명했다. 그는 “소속사에서 데뷔 전부터 ‘팀’이라는 걸 각인시켜줬다. SNS를 사용하는데 제지를 주거나 한 것도 없었고, 팀을 중요하게 여겼다”고 말했다.

정국은 “‘방탄일지’라는 게 있는데 그날 느낀 감정이나 생각을 유튜브로 공유하는 콘텐츠다. 최근에는 바빠서 많이 못 찍었는데 오랜만에 보니 감회가 새롭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됐다”고 남다른 마음을 전했다.

빌보드 수상은 국내에서의 인기뿐만 아니라, 미국을 뛰어넘어 전 세계적인 인기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방탄소년단이 수상한 소셜미디어 부문에서는 더욱이 중요한 요소다.

랩몬스터는 거대한 해외 팬덤이 형성된 이유에 대해 “꾸준한 SNS 활동, 계속되는 콘텐츠 공급과 소통, 음악과 뮤직비디오 속 우리의 진심이 결합되어 확산되면서 외국 팬덤이 늘어난 것 같다”고 추측했다.

이어 “우리가 진심으로 느끼고 있냐가 중요한 것 같다. 노래를 부르는 입장에서, 우리들의 이야기가 아니면 다들 공감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방탄소년단의 인기 비결은 곧 가수로서 추구하는 가치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렸다.

진은 “차근차근 성장한 것을 좋아해주시는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은 중소기획사의 보이그룹으로 시작해 지금의 자리까지 올라왔다. 그런 만큼 이들의 사례는 수상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케이팝의 위상을 드높였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도 남다른 감회를 느낄 만한 계기가 됐다.

슈가는 “지금은 200만 팔로워가 넘지만, 처음 SNS를 시작했을 때 1000명이 돼서 기뻐하던 게 엊그저께 같다”고 지난날을 회상했다.

그러면서 “힘들었던 일을 말하자면 너무 많다. 고생도 많이 했다. 걱정도 많았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잠 못 이루던 날이 많았다. 돌아보니 눈물이 날 것 같다”면서 “이런 일들이 있어서 방탄소년단이 더 끈끈해지고 가족 같은 분위기가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랩몬스터는 데뷔 전 ‘성공해서 오자’는 다짐을 하며 걸었던 잠실철교를 다시 찾았던 일화를 밝혔다. 그는 “우리를 믿고 회사를 믿었다”면서 힘든 시절을 이겨내고 가파른 성장을 거둘 수 있었던 비결을 털어놨다.

방탄소년단은 앞으로 더욱 바쁜 나날을 보낼 예정이다. 일본 투어를 앞두고 있으며, 이날 간담회가 끝난 후에도 바로 출국을 준비해야 했다.

멤버들은 “거창한 목표를 잡기보다 해왔던 것을 꾸준히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입 모아 말했다. 지민은 “앞으로 최고의 콘텐츠를 갖고 한국을 좀 더 알리면 좋겠다”고, 슈가는 “지금처럼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이야기를 들려드리는 것 가체가 앞으로도 숙제가 아닐까 싶다. 앞으로 더 나아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소희 기자 lshsh324@naver.com 사진=김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