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인뉴스 이소희 기자] 가수 김연자의 매니저 홍상기 씨가 송대관과의 폭언 사건에 대해 억울함을 토로했다.
3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리버사이드호텔 노벨라홀에서 가수 송대관과 폭언 사건과 관련된 홍익기획 대표 홍상기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홍상기 씨(이하 홍 매니저)는 해당 사건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기 위해 소속가수 김연자와 함께 자리에 섰다.
최근 송대관은 유명한 후배 여가수의 매니저 홍 씨의 인사를 제대로 받아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에게 폭언 및 욕설을 당했다고 고백했다. 홍 매니저는 이 자리에서 김연자의 인사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홍 매니저는 사건을 해명하기에 앞서 송대관과 자신이 친밀한 사이였음을 밝혔다. 그는 “송대관에게 도움을 주면 줬지 그런 적은 한 번도 없다”면서 “언제 한 번은 집에 불러서 갔다. 가족처럼 지낸다는 후배 여가수와 그의 남편이 있다고 하길래 인사를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홍 매니저는 돈 5000만원을 빌리면서까지 송대관이 소개해준 그 남편에게 1억5000만원을 빌려줬다. 이에 대해 홍 매니저는 “송대관을 믿었다. 사모님과 함께 돈을 빌려서라도 달라고 설득했다”면서 처음 본 사람에게 돈을 빌려준 까닭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이렇게 도움을 줬는데 왜 이렇게 하는지 모르겠다”고 답답한 마음을 호소했다.

사건의 발단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이후 홍 매니저는 빌려준 돈을 받지 못한 상태였고, 김연자와 송대관 사이에도 문제가 있었다. 김연자가 송대관에게 거듭 인사를 했지만 받아주지 않았다는 것. 이 문제가 해당 사건의 불씨를 당긴 주된 원인으로 보인다.
김연자 역시 송대관과 인사와 관련한 문제가 있음을 고백했다. 김연자는 “내가 가수활동을 오래 했지만 일본을 오가며 활동을 해서 동료들과 서먹서먹한 게 있다는 것을 느끼긴 했다. 하지만 선배님들 존경하고 후배들을 사랑하기 때문에 하루빨리 가깝게 다가가고 싶어서 나름 열심히 인사를 하고 다녔다”고 밝혔다.
이어 김연자는 “내가 생각했을 때 송대관 선배님은 2, 3년 전부터 계속 인사를 안 받아주셨다. 못마땅한 게 있으신가 싶어서 대표에게 말씀을 드렸다”면서 “요즘 들어 대표님의 인사도 잘 안 받아준다고 하셨고, 아마 송대관의 프로덕션 관계자가 우리 대표의 후배이니 이 말을 전해준 것 같다”고 사건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연자는 “죄인인 기분인 것 같다. 나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진 것 같아서 송대관 선배님에게도 대표님에게도 죄송하다. 차라리 내가 송대관에게 직접 말했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하다”면서 눈물을 흘렸다.

홍 매니저는 “‘가요무대’ 녹화를 마치고 나오는데 송대관이 기다리듯 있더라. 인사도 하기 전에, 말로도 아니고 손짓으로 나를 부르더라”면서 “내가 송대관에게 ‘후배들이 인사를 하면 성의 있게 받아달라’고 말했다. 이를 들은 송대관은 ‘사람에 따라서는 못 볼 수도 있는 거지 건방지게 성의 없이 받는다고?’라고 했다”며 당시 나눈 대화의 내용을 공개했다.
이어 그는 “그래서 내가 송대관에게 다시 인사를 했다. 그러면서 ‘인사를 하면 등도 두드려주고 격려해달라’고 말했다. 그러자 송대관은 ‘그렇게 안하면 어쩔 건데’라고 했다. 계속 시비조로 말씀하셨다”면서 “대화가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인사를 드리고 돌아가려고 하는데 송대관이 ‘어이’라며 다시 불러서 갔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홍 매니저의 말에 따르면 송대관은 다시 돌아온 홍 매니저에게 “후배나 매니저가 인사하면 ‘어이구, 오셨냐’면서 맞절이라도 해야 하냐”고 말했다. 이에 홍 매니저가 “그만하자”고 했지만, 여전히 송대관은 시비조로 대화를 나눴다.
그 과정에서 송대관이 홍 매니저에게 먼저 욕설을 한 것으로 보인다. 홍 매니저는 “정신 나간 사람도 아니고 선배한테 욕을 할리는 없지 않느냐. 먼저 시비조로 나오길래 나도 욕을 했다”면서 “그래서 송대관이 ‘선배에게 욕을 해?’ 그러면서 어깨를 한 대 쳤다. 나이가 있는 분이니 상대하고 싶지도 않았고 시비를 걸려고 한 것도 아니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홍 매니저가 욕설을 내뱉기는 했지만, 송대관이 먼저 시비를 걸고 욕을 했으며 지속적으로 자신과 김연자의 인사를 받아주지 않았기 때문에 취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인 셈이다.
이 자리에서 홍 매니저는 사건이 일어난 장소의 cctv를 공개하며 답답한 마음을 힘껏 주장했다. 눈물을 흘리며 감정이 격양된 듯 소리치기도 했다.
홍 매니저는 “내가 잘못을 했어야 기자회견을 하던가 하는데 잘못을 하지도 않았다. 왜 나를 여기까지 끌고 왔을까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나는 손목 한 번 잡은 적이 없다. 당시 자리에 있던 4명이 나에게 다 확인서를 써줬다. 왜 이 사람이 거짓말을 할까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분명히 말씀드릴 것은 욕을 하거나 손을 한 번 잡았다면 이 죄를 내가 지겠다. 남자답게 이야기하겠다. (송대관의 주장대로) 뜯어말린 매니저가 있다면 이게 전부 다 내 책임이다. 옆에 있던 매니저들이 다 어이없다고 말한다”고 진실을 주장했다.
아울러 홍 매니저는 필요하다면 법정공방도 불사하겠다는 강력한 의견 또한 내놓았다.
한편 송대관 폭언 사건이 불거진 당시 송대관은 이 사건으로 인해 급성 우울증 진단을 받고 병원에 입원하는 등 극심한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홍 매니저 측은 이를 부인하며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이후에도 양측은 계속해서 심경을 토로하며 엇갈린 주장을 내놓았고 논쟁은 더욱 불이 붙었다.
결국 송대관은 방송을 통해 그리고 홍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입장을 토로하기에 이르렀다.
이소희 기자 lshsh324@naver.com 사진=김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