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인뉴스 이소희 기자] 차태현이 유호진 PD와 함께 첫 예능 드라마 연출에 나선다. 예능프로그램 ‘1박2일’에서 호흡을 맞췄던 두 사람인 만큼, 드라마에서도 그 케미가 돋보일 것으로 보인다.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아모리스홀 타임스퀘어점에서 KBS2 새 예능드라마 ‘최고의 한방’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유호진 PD, 라준모(차태현) PD, 윤시윤, 이세영, 김민재, 윤손하, 홍경민, 동현배, 차은우 등이 참석했다.
‘최고의 한방’은 이 드라마는 사랑하고, 이야기하고, 먹고 사는 것을 치열하게 고민하는 이 시대 20대 청춘의 모습을 담은 소란극이다.
이 작품은 ‘프로듀사’ 이후 KBS 예능국이 제작한 두 번째 드라마다. 제작사 몬스터 유니온이 처음으로 제작한 작품이기도 하다. 몬스터 유니온은 KBS 예능국에 속해 있던 유호진 PD가 이적해 화제를 모은 곳이다.
이날 유호진 PD는 처음으로 드라마를 제작하는 것에 대해 “충분한 자격이 있나 생각하고 있음에도 기회가 주어져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예능은 리얼리티 기반이니 재미없어도 현장이 재미없었다고 변명할 수 있는데, 드라마는 모두 창조하는 것이니 전부 내 책임인 것 같은 두려움이 있다. 어려운 것은 새로운 일 하면 다 그런 것 같다”고 털어놨다.
아울러 ‘최고의 한방’은 KBS의 드라마 블록이 아니었던 금, 토요일 오후 11시 편성을 확정지으며 예능국의 드라마로서 정체성을 확실히 했다.

유 PD는 “예능드라마라 재밌는 상황들이 많고 콩트와 코믹성을 담았다”며 “연기력 출중한 배우들과 연출을 도와준 라준모 PD, 그리고 많은 스태프 덕분으로 유쾌한 드라마가 만들어 졌다”고 드라마의 재미 요소를 밝혔다.
그러면서도 탄탄한 스토리도 자랑했다. 유 PD는 “우리 드라마는 20년을 뛰어넘어 2017년 살아가는 청년들의 고생 등을 90년대의 시선으로 바라본다”며 “90년대의 청춘이 지금의 청춘에게 어떤 조언을 할지 세대 간의 이야기를 다루는 예능드라마다”라고 말했다.
‘최고의 한방’의 독특한 점은 이미 드라마 업계를 휩쓸고 간 타임슬립 설정을 유지하면서도, 또 다른 사용법을 통해 차별화를 꾀했다는 것이다.
유 PD는 “작품이 오래 전에 나왔던 거라 이렇게 타임슬립 홍수일 줄은 몰랐다”면서 “다른 타임슬립 작품들의 요소는 개인사의 아쉬웠던 부분을 바로잡거나 범죄에 관한 내용이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90년대부터 20년 동안 청년들의 입장이 많이 달라졌다. 우리는 사건 중심으로 흘러가는 게 아니라, 요즘 청년들에게 어떤 말을 해줄 수 있을지, 청년들은 기성세대가 된 청춘들에게 어떤 말을 할지 세대 간의 소통을 다루고자 한다”면서 “서스펜스보다는 일상적인 가족관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에 초점을 맞춘 타임슬립이다”고 강조했다.
특히 차태현은 극중 출연에 이어, PD로서 첫 연출을 맡게 됐다. ‘1박2일’에서 이미 호흡을 맞춰봤던 유 PD와의 케미가 더욱 기대되는 부분이다. 여기서 ‘라준모’라는 예명은 차태현이 ‘프로듀사’에 출연 당시 연기했던 PD의 이름을 그대로 따온 것이다.
차태현은 "처음 공동연출 제의를 받았을 때 말도 안 된다고 이야기했고, 과연 스태프들이 나를 PD로 인정할까 걱정이었다"고 PD로서 고민했던 부분을 털어놨다.

이어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까, 액션 사인 주는 게 어색하지 않을까 등 생각에 라준모 PD라는 예명을 쓰면 좀 더 편해하지 않을까, 덜 어색하지 않을까 생각해서 쓰게 됐다"고 예명을 쓰게 된 계기를 밝혔다.
그러면서 차태현은 "처음부터 끝까지 연출하는 건 부담스러웠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하자 싶어 연기도 같이 하게 됐다"고 배우와 PD를 겸하게 된 이유를 덧붙였다.
유 PD는 드라마, 차태현은 PD의 첫 도전인 셈이다. 두 사람은 어떻게 의견을 조율하고 어느 정도의 비중으로 연출을 해나갔을까.
차태현은 “배우로서만 드라마를 했으니 기술적인 부분은 잘 모르고, 유호진 PD는 드라마가 처음이지만 예능 PD로서 기술을 알고 있다”면서 “나는 연기자와의 호흡이나 대본 등을 신경 쓰는 식으로 큰 틀을 나누고 있다”고 역할 분담을 설명했다.
또한 차태현은 “배우로서는 ‘이제 그만 찍자’는 마음이고, 라준모로서는 ‘더 찍자’는 마음이다”라고 솔직히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PD로서는 처음이어서 시행착오가 있을 수밖에 없고 확신이 없어서 여러 장면들을 찍어보려 했다”고 그 이유를 전했다.
극중 남자 주인공인 유시윤 역시 유 PD, 차태현과 ‘1박2일’이라는 접점이 있다. 어찌 보면 두 사람을 가장 잘 아는 배우이다.
윤시윤은 “결국 리얼버라이어티도 캐릭터를 어떻게 배치하고 융합시키냐에 대한 문제인 것 같다. 드라마에서도 각각 등장인물을 입체적이고 살아있게끔 잘 만들어주시고 의논을 해주셨기 때문에,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뻔하지 않은 연기를 할 수 있었다”고 유 PD의 강점을 밝혔다.
차태현에 대해서는 “우리한테는 기댈 수 있는 연기 선생님의 역할이 크다. 보통 유 PD는 모니터에서 기술적인 부분들 책임지고 라 PD는 카메라 앞에서 디렉션을 주시는데, 처음 디렉팅을 받고 감동했다”고 극찬했다.
다음달 2일 첫 방송되는 ‘최고의 한방’은 매주 금, 토요일 오후 11시 방송된다.
이소희 기자 lshsh324@naver.com 사진=이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