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인문학 이어 독립출판까지”...‘냄비받침’의 색다른 도전

기자 2017-06-05 16:32:20

[메인뉴스 이소희 기자] '냄비받침'이 독립출판에 손을 뻗으며 색다른 콘셉트의 예능 판도를 개척한다.

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신관 웨딩홀에서 KBS2 새 예능프로그램 ‘냄비받침’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최승희 PD, 이경규, 안재욱, 김희철 등이 참석했다.

‘냄비받침’은 스타가 자신의 독특한 사생활을 책 속에 담는 리얼 버라이어티다. 출연진들은 자신이 출간한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지는 못해도, 좋으면 좋고 싫으면 냄비받침으로 써도 된다는 솔직한 각오로 방송에 임한다.

이날 최승희 PD는 “젊은 세대는 자기표현 욕구가 강해서 SNS 등을 통해 표현을 하는데, ‘냄비받침’은 그 중 자신이 원하는 내용을 책으로 만드는 것이다”라면서 “요즘 세대의 욕구를 담아내려고 했다. 주제면에서나 형식면에서 좀 더 새로운 스타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라고 프로그램을 설명했다.

독특한 제목에 대해서는 “다른 예능을 해보고 싶었다. 책을 만들면서 ‘냄비받침’이라고 하는 게 아이러니하지만 남 눈치 안 보고 자기표현을 당당하게 하는 요즘 세대한테는 잘 맞는 이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싫을 수도 있고 좋을 수도 있지만 나는 존중한다’는 프로그램의 정서가 느껴지면 좋겠다”고 밝혔다.

출연진들은 각자의 개성이 담긴 책을 실제로 출판한다. 이경규는 ‘대선 낙선자 인터뷰 대담집’을, 안재욱은 ‘팔도 건배사 모음집: 건배사는 내 가슴에’를 출간한다. 김희철은 ‘걸그룹 첫걸음’을, 이용대는 ‘내 생애 마지막 연애’를, 트와이스는 ‘트와이스 깔 거야?’를 낸다.

이경규는 “19대 대통령 선거에 나오신 분들 중 아쉽게 낙선하신 분들은 어떨까, 충격은 얼마나 컸을까 등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보고 싶었다. 실패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인간적인 모습들을 보여주고자 했다”면서 출간 의도를 밝혔다.

안재욱은 “어떤 책이든 하나라도 자신의 인생에 추억으로 남듯, 이 책이 나의 인생에서 즐거운 추억으로 남았으면 한다”면서 “내 이름이 올라가 있는 나만의 책을 통해 여러분들과 공감할 수 있다면 좋은 기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희철은 “잘 아는 걸그룹에 대해 책을 쓰고 있다”면서 “걸그룹을 꿈꾸는 소녀들이 읽으면 좋겠다는데 포커스를 맞췄다. 라디오나 TV에서 조심해야 하는 단어, 은어, 주의해야 할 것들 위주로 쓰고 있다”고 털어놨다.

출간된 책은 하나의 콘텐츠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정형화되지 않은 독립출판을 통해 좀 더 다양한 스타의 모습을 다채로운 통로를 통해 엿볼 수 있음과 동시에, 한 발짝 더 나아간 소통을 의미한다.

최 PD는 “독립출판은 일반 출판과 다른 게 원하는 형태와 모습으로 낼 수 있다. 독립출판은 판매가 목적이 아니라 사람들끼리 교류가 목적이라고 생각한다. (방송을 통해 나오는) 책을 통해 많은 분들이 서로 교류했으면 좋겠다. 관심사를 나눴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라고 프로그램의 목표를 밝혔다.

그러면서 최 PD와 출연진들은 그 ‘과정’에 비중을 뒀다. 최 PD는 “두꺼운 책만 생각해서 막막하실 텐데, 인쇄하기 귀찮아서 손글씨로 써서 만든 책이라는 콘셉트도 있고, 형식은 여러 가지다. 기존 책이라는 무겁고 힘든 이미지를 생각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면서 “취재과정과 책을 만드는 과정 속 에피소드를 방송으로 내보낼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안재욱 역시 “누군가는 먼저 책을 완성해서 출판하는 모습을 보일 수도 있고, 판매까지 해서 실적까지 나올 수도 있는 거다. 독립출판 꿈꾸는 사람들에게 이 모든 과정을 보여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책을 전혀 읽지 않았다는 김희철은 “내가 가장 다가기 힘들었던 것은 명조체다. 내 책에 글을 많이 쓰지는 않을 거다. 노트북을 가지고 다니면서 타이핑을 하곤 하지만, 사진도 많이 넣어서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도 읽고 싶게 만들 것이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오는 6일 첫 방송되는 ‘냄비받침’은 매주 화요일 오후11시10분 전파를 탄다.

이소희 기자 lshsh324@naver.com 사진=이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