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보감상] 뷰티핸섬 에디전 ‘그리워합니다’, 자신을 향한 첫 걸음

기자 2017-06-13 15:04:05

[메인뉴스 이소희 기자] 싱어송라이터의 가장 큰 매력이자 메리트는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스스로 뱉어낼 수 있다는 점이다. 2014년 밴드 뷰티핸섬으로 데뷔한 에디전은 이제야 그 첫 발을 본격적으로 딛고자 한다. 그간 뷰티핸섬으로 발매한 곡들 역시 에디전이 작사 작곡한 노래들이긴 하지만, 솔로앨범은 또 다른 느낌을 지닌다.

에디전이 최근 발매한 첫 번째 솔로 미니앨범 ‘그리워합니다’는 뷰티핸섬으로 보여줬던 밝고 어쿠스틱한 분위기와 사뭇 다르다. 팀이 아닌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한 앨범으로, 한층 잔잔하고 깊이 있는 음악들로 채워졌다. 곡 하나하나는 에디전이 현재 갖고 있는 마음, 생각, 상태를 그리고 있다.

에디전은 앨범의 포문을 여는 ‘아이 노우(I Know)’에서 ‘모두 다 가면을 쓰고 있네’라며 ‘내가 볼 수 있는 세상 더 깊게 보이는데/정상 그곳에 올라가면 자유가 가득해’라고 노래한다. 뒤이어 나올 트랙, 더 나아가 앞으로 나올 앨범에서 에디전이 가면을 벗고 자신의 마음에 한 걸음 더 다가가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앨범과 동명의 타이틀곡 ‘그리워합니다’는 제목 그대로 그리운 감정을 다룬 곡이다. 잠이 오지 않는 새벽과 어울리는 에디전의 목소리는 쓸쓸한 분위기와 어우러져 감수성이 폭발하게 만든다.

뒤이어 나오는 ‘썰렁한 나(핵노잼)’과 ‘변경’은 뷰티핸섬 특유의 어쿠스틱한 느낌을 살리면서도 ‘그리워합니다’의 차분한 무드는 어느 정도 이어간다. 앞선 두 트랙보다 톤업된 리듬을 지녔지만 앨범을 관통하는 포근함은 유지하고 있다.

그러고는 마지막 트랙 ‘아빠, 설명해주세요’로 수미상관을 완성한다. 앨범을 마무리 짓는 따뜻한 멜로디는 아련하면서도 절로 위로가 된다. 특히 후렴구의 ‘내 아들 괜찮아 너는 이미 누군지 알잖아/그러니 일어나 마침내 해낼 거니까’ 가사를 읊는 에디전의 가성은 마음 어딘가를 저릿하게 만든다.

에디전은 어느덧 데뷔한 지 4년차 가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주하지 않고 여전히 본인의 색채를 만들어나가는 에디전의 첫 발자국이 깊이는 남다르다. 어떻게 보면 뷰티핸섬의 앨범과 비슷하지만, 앨범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분명히 집중도 있게 집약되어 있다.

물론 이제 첫 번째 앨범, 게다가 5개의 트랙만으로 에디전을 모두 담아냈다고 할 수 없다. 다만, 천편일률적인 사랑 이야기에서 더 나아가, 살아가면서 느끼는 인간관계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는 점에서 싱어송라이터 본연의 자세에 한 발 더 다가갔다고 할 수 있다.

이소희 기자 lshsh32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