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②] "장르를 뛰어넘다"...진보의 감각으로 재탄생한 ‘소울’

기자 2017-06-15 18:01:36

[메인뉴스 이소희 기자] 프로듀서 진보가 발매하는 리메이크 프로젝트 앨범은 단순히 이미 불린 곡을 다시 한 번 부르는 의미를 뛰어넘는다. 한국의 알앤비(R&B)에 담긴 소울을 널리 알리고자하는 포부는 음악을 하는 뮤지션, 프로듀서로서 자부심으로까지 이어진다.

진보는 1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오드(ODE)메종에서 리메이크 프로젝트 ‘KRNB2’ 프리미엄 음악감상회를 가졌다.

오는 16일 정오 발매되는 진보 리메이크 프로젝트 앨범 ‘KRNB2’은 총 10개 트랙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에 발매하는 파트 1을 통해서는 듀스 멤버였던 고(故) 김성재의 ‘말하자면’, 공일오비(015B)의 ‘아주 오래된 연인들’, 윤수일의 ‘아파트’, 트와이스 ‘TT’ 등 4곡이 먼저 공개된다.

이 앨범에는 지소울, 나잠수(술탄 오브 더 디스코), 후디 등 국내 알앤비(R&B)를 대표하는 보컬리스트들이 참여해 곡을 재해석했다. 이날 진보는 수록곡 전곡 음원을 들려줬고, 각 곡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하 진보 일문일답.

▲ 굳이 리메이크를 선택한 이유는.

2005년 데뷔 앨범을 냈을 당시 알앤비를 하는 사람도 많이 없어서 외롭게 알앤비를 해왔다. 장르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정서였다. 그런데 2012년 기점으로 점점 우리나라 가요가 국제화되고 발전하면서, 올해는 힙합 다음으로 알앤비 가수들이 떠오르는 해라고 생각한다. 리메이크를 통해 여러 사람들을 한 자리에 모아서 ‘우리가 이만큼 발전했다, 저변이 넓어졌다’는 걸 알려주고 싶다. 힙합은 어느 정도 형성된 이미지가 있는데, 대중 분들이 알앤비는 잘 모르시는 것 같다. 나한테도 다들 힙합 하냐고, 래퍼냐고 물어보신다. 올해는 앨범뿐만 아니라 다큐멘터리 등 여러 모습을 통해 한국에서 알앤비를 소개하고 자랑하고 싶다.

▲ 곡을 선정한 기준은.

곡을 고르는데 많은 시간이 들었다. 다양한 시대를 담으려고 했다. 특히 올해는 알앤비의 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외국인들이 이 노래를 듣고 원곡을 찾아봤을 때 감명 받을 수 있는 노래들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 리메이크는 원곡을 어느 정도까지 고치고 놔두는지 말이 많이 갈리는데, 정해놓은 기준이나 방향이 있다면.

원작자의 취향을 생각한다. ‘아주 오래된 연인들’ 같은 경우는 원작자가 정석원 형인데 그 분은 노래를 가만두지 않는 분이다. 노래에 예상치 못한 요소를 많이 넣는다. 최근에 뵙고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 분의 오랜 작업물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석원이 형이 항상 자부심을 갖는 부분이 생각하지 못한 것들을 표현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도 대개 생각하지 못했던 내용으로 해석했다. ‘TT'는 많은 멤버들이 부르기 때문에 섹션이 분명하게 나뉘어져 있다. 우리는 두 명이 불렀지만, 파트가 여러 개인 것을 살리고자 했다.

사람에 따라 리메이크를 바라보는 게 다를 것 같다. 원곡을 해치지 않는 걸 좋아하는 분들도 있을 거다. 일단 나는 최대한 에상을 깨는 방향으로 했고 창의적인 요소를 가장 중요한 것으로 생각했다.

▲ 소울음악, 알앤비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소울’이라고 하면 우리의 개념이 아니고 어렵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나도 그 점에 관해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많이 했다. 한 마디로 표현하면 정인 것 같다. 이미 알고 있는 친숙한 정서인 것이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서 여러 선배 후배들과 정을 나눌 수 있었고 앞으로도 대중 분들이 소울음악이 끈적끈적한 정이라고 생각해주면 좋겠다.

이소희 기자 lshsh324@naver.com 사진=슈퍼프릭레코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