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와 신창②] “그냥 오는 시간은 없다”...함께 만들어가는 20주년

기자 2017-06-20 14:55:02

[메인뉴스 이소희 기자] 신화와 신화창조가 아무리 탄탄한 신뢰를 쌓아올렸다 해도, 지금껏 위기가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19년 동안 서로 지켜온 상호의존관계의 가치를 되짚어봐야 할 시기도 많았다. 그 위기에는 자신들에 의한 것도 있었고 어쩔 수 없는 환경에 의한 것도 있었다.

그 중 가장 위태롭고 받아들이기 힘든 것은 전자의 경우다. 전진이 죽을 고비를 넘겼을 때도, 앤디가 4집 활동에 참여하지 못했을 때도, ‘신화’라는 이름을 쓰지 못했을 때도 신화와 신화창조는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오히려 서로를 응원하며 든든한 존재임을 각인시켰다.

그렇지만 오히려 사소한 것들이 잔잔한 파도에 돌을 던졌다. 가족끼리는 별 일 아닌 것도 크게 느껴지듯, 주체적으로 서로의 관계를 만들어온 신화와 신화창조는 19년 동안 여러 번 요동쳐왔다.

하지만 이건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아이돌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팬덤은 이를 소비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각자 나름대로 느끼는 감정들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제공과 소비, 서로 다른 위치에 있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기에 이 괴리를 깨기 위해서는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필요하다.

신화와 신화창조는 그 괴리를 줄이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신화는 군 복무 이후 매년 새 정규앨범을 내고 콘서트를 열어 팬들과 만났으며, 그 앨범은 매번 다른 콘셉트와 장르의 시도가 묻어났다. 콘서트의 불만은 바로 반영해 다음날 피드백했으며, 세트리스트가 똑같다고 지적하면 조금씩 새로운 무대를 추가하거나 편곡을 바꿔 변화를 줬다.

예능 출연을 원한다면 각종 예능에도 나갔고, 네이버 V라이브 등 예전과 달라진 매체를 통해서도 소통했다. “우리는 영원하다” “죽기 직전까지 하고 싶다”는 말로 믿음을 심어줬다. ‘장수그룹’이 이름뿐인 타이틀이 되지 않기 위해, 그로 인해 팬들에게 자랑스러움을 안겨주기 위해 후배 아이돌 그룹들에 뒤지지 않는 열정을 보였다.

팬들도 달라진 방식에 따라 스트리밍 작전도 펼치고, 앨범도 구매하며 음악방송 1위를 시켜주기 위해 문자도 열심히 보내왔다. 음악방송이나 콘서트장에 꼬박꼬박 찾아가 야광봉을 흔들었다. 힘든 시기에는 묵묵히 곁을 지키며 그들을 위로했다.

이처럼 팬덤만 있어서 가수의 미래가 만들어지는 것도, 가수만 존재한다고 저절로 미래가 펼쳐지는 것도 아니다. 신화와 신화창조 역시 서로 노력했기 때문에 한계를 가장 잘 뛰어넘고 있는 가수와 팬덤 사이가 됐다는 건 변함없는 사실이다.

신화는 팀의 롱런을 자신들만의 덕분이라고 하지 않았다. 무조건적으로 팬들에게만 공을 돌리지도 않았다. 서로에게 기대하며 함께 시간들을 관통해왔기에 만들어낼 수 있던 결과라는 것이다. 신화가 끝까지 건재하기 위해서는 모두가 한 마음으로 만들어나가야만 한다.

이제 ‘신화=장수그룹’이라는 공식이 당연해졌다. 실제로도 이들이 지내는 한 해 한 해가 가요계의 새 역사가 되고 있다. 하지만 그럴수록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지 말자’는 말을 떠올려야 할 필요도 있다. 지금까지 보낸 시간들이 결코 쉽지 않았던 것처럼, 19주년도 가만히 있다 보니 그냥 온 것이 아니다. 내년에 찾아올 20주년 역시 마찬가지다. 당연한 시간은 없다

이민우는 팬들을 떠올리며 작사했다던 정규 13집 앨범 수록곡 ‘별’에서 이렇게 이야기했다. “절대 이별 따윈 없어/여태 지켜왔잖아/수많은 시련은/넘겨지는 이야기의/페이지였잖아”라고, 그리고 “밤하늘의 별들아/난 너로 빛나/누구보다도”라고. ‘서로’ 잊지 말아야 한다. 신화의 미래는 신화와 더불어 팬들의 사랑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걸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