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AM에서 밴드로”...즐길 줄 아는 정진운, 진정한 록스피릿

기자 2017-06-21 16:43:56

[메인뉴스 이소희 기자] 보컬그룹 2AM의 귀여운 막내가 자유로운 영혼이 가득한 록밴드의 길을 걸을 줄 누가 알았을까.

정진운은 엄연히 말해 아이돌 출신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아이돌 밴드처럼 밴드로 거듭나기까지 비슷한 과정을 거친 뮤지션이다. 정진운은 2011년 싱글 ‘걸어온다’를 발표하고 록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정진운의 자작곡인 ‘걸어온다’는 브릿록 장르이며, 작사 작곡에 참여한 ‘라라라’는 블루스와 펑크가 짙게 드리워진 하드록 장르 곡이다.

알고 보면 정진운이 갑자기 ‘록 스피릿’을 선언한 것은 갑자기가 아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록 음악에 심취해 있었지만, 2AM 활동을 할 때는 ‘발라더’라는 또 다른 모습을 꺼내보였을 뿐이었다.

그리고 2016년 ‘윌(Will)’을 발매하며 ‘로커 정진운’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정진운밴드’라는 팀으로 데뷔해 정식 명칭으로 꾸린 것은 아니지만, 정진운은 자신이 포함된 밴드세션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

정진운이 ‘윌’ 발매 기념 쇼케이스를 열고 라이브 무대를 펼치던 순간을 아직도 기억한다. 그는 펄럭이는 옷을 입고 등장해 음악에 몸을 맡긴 채 무대를 꾸몄고, 취재진들 사이에서는 조금씩 웃음이 새어나왔다. ‘춤신춤왕’이라는 별명이 떠올랐기 때문일까.

그 웃음의 의미는 ‘낯섦’으로부터 오는 것이었다. 귀여운 눈웃음이 인상적이었던 2AM 막내 정진운이 밴드와 함께 무대에 올라 강렬한 음악을 선보이고 있는 것이 익숙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지만 확실한 것은 무대 위에서 마음껏 노래하고 몸을 움직이던 그는 진심으로 행복해보였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을 마음껏 펼치고 있다는 게 표정에서 그대로 드러나 아직까지도 인상적인 무대로 기억이 남는다.

최근에는 신스팝이 더해진 록 장르 곡 ‘러브 이즈 트루(Love is true)’를 발표했다. 이번 곡은 지난 곡에 비해 좀 더 감성적이긴 하지만 역시 정진운의 자작곡에 화려한 밴드 사운드가 인상적이다.

정진운의 음악에는 그의 솔직한 성격이 그대로 투영된 듯하다. 정진운은 지금 하고 싶은 음악을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있다. 물론 소속사의 울타리는 있겠지만, 이는 최소한의 장치일 뿐이다. 정진운은 “소속사에서 아티스트의 영감 자체를 믿어주고 기회를 줘서 정말 재밌게 음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 정진운은 재미있게 음악을 하고 있다. 정진운은 “음원을 낼 때마다 일기 쓰는 기분이라 정말 설렌다”면서 “조금씩 나의 음악에 귀 기울여 주는 분들이 늘고 있는 것 같아서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조급해하지 않는다. 그저 즐기면서 자신의 음악을 들려주는 것이 대중들을 매료시키기 위해 정진운이 택한 방법이다.

정진운은 여러 클럽 공연과 페스티벌 무대에 오르며 활동을 지속할 예정이다. 아직은 정진운과 록을 매치시키지 못해 어색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반응이야 어떻던, 그에 주눅 들지 않고 오히려 진정성 담긴 음악으로 승부하는 정진운은 참 멋지다.

이소희 기자 lshsh324@naver.com 사진=미스틱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