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인뉴스 이소희 기자] 90년대 여름을 풍미했던 클론이 12년 만에 돌아왔다.
클론은 2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더리버사이드호텔 콘서트홀에서 클론 20주년 기념 앨범 ‘위 아(We are)’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소속사 미디어라인엔터테인먼트 소속 밴드 더 이스트라이트와 연습생들이 참석했다. 더 이스트라이트의 히든 멤버로 활약했던 이우진도 참석해 연습생들과 함께 커버 무대를 펼치며 이들을 응원했다. 구준엽은 이 무대에 함께 서며 뜻 깊은 순간을 만들었다.
김창환 프로듀서 역시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김창환 프로듀서는 “그간 구준엽이 DJ로 활동하면서 정말 열심히 했다. 그동안 만들었던 음악을 들어보니 이제는 충분히 클론으로 다시 재탄생해도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번 앨범을 기획하게 됐다”고 앨범 제작 배경을 밝혔다. 이어 “너무 오랜만에 대중들 앞에 서는데, 많이 사랑해달라”고 당부했다.
1996년 6월 데뷔한 클론은 ‘쿵따리 샤바라’ ‘초련’ 등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2000년 11월 강원래가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클론은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 이후 2005년 5집 앨범 ‘내 사랑 송이’를 발매했으나 그 뒤로는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았다.
12년 만에 발매되는 20주년 앨범 ‘위 아’ 역시 EDM 장르로 구성됐다. 타이틀곡 ‘에브리바디(Everybody)’를 비롯해 ‘밤디라리라’ ‘고 투머로우(Go tomorrow)’ ‘밥 밥 디 라라’ 등 총 6곡이 수록되어 있다.

강원래는 앨범 제목에 대해 “‘위 아’라는 제목은 ‘너네 아직도 클론 하니?’라고 했을 때 ‘예스, 위 아’라고 대답할 수 있게끔 만든 거라고 하더라”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클론 활동을 ‘했던’이라는 말을 들을 때 좀 슬플 때가 있다. 해체나 은퇴라는 말은 없을 것 같다. 영원한 친구로 기억되고 싶다”면서 여전히 끈끈한 팀워크를 과시했다.
구준엽은 “친구가 사고가 난 후 DJ로 전향했는데 그 때부터 제대로 해보자는 생각으로 열심히 공부를 했다. EDM과 함께 클론다운 멜로디를 넣었다”면서 이번 앨범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강원래는 “이번에 구준엽의 음악을 처음 들었다. 이렇게 음악공부를 한 지도 몰랐다. 어머니가 피아노를 치셨기 때문에, 구준엽이 피아노를 배운다고 했을 때 웃었다”면서도 “그런데 이번에 음악을 듣고 그 의심을 접을 정도였다”라고 구준엽을 칭찬했다.
이어 “나는 아무것도 하는 것 없이 5;5로 나눌 수 있다”면서 웃으면서 “이번에 구준엽이 의상부터 재킷까지 모든 것을 다 했다”고 공을 구준엽에게 돌렸다.
또한 강원래는 “구준엽의 노래를 듣고 이런 노래가 유행이구나 싶었다. 좋았다”면서 “구준엽이 어떤 음악을 좋아하고, 음악에 한 번 빠지면 끝을 본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바지도 세탁소에 안 맡기고 본인이 꿰매 입을 정도로 꼼꼼한 스타일이다”면서 구준엽을 믿고 이번 앨범에 함께했음을 털어놨다.

타이틀곡 ‘에브리바디’는 클론의 연륜과 감정을 가사로 표현한 EDM 장르의 곡으로, 최근 각광받고 있는 일렉트로 하우스의 강렬한 사운드와 클론의 목소리가 만나 구세대와 신세대를 하나로 이어주는 음악이 될 전망이다. 뮤직비디오에는 셔플댄스를 담아내, 클론만의 댄스를 다시 한 번 재현했다.
특히 마지막 트랙 ‘90’s DJ KOO 드라이빙 믹스‘는 클론의 히트곡 14곡을 모아 리믹스한 트랙으로, 37분25초의 러닝타임을 자랑한다. 90년대를 풍미했던 클론을 그리워하는 팬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프로듀서는 “아직 EDM이 대중음악으로 자리 잡지는 않았다. 2006년부터 홍대를 중심으로 클럽음악이 붐이 됐고 이제야 퍼지고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앨범은 90년대 우리가 하던 것과 많이 다르다. 당시 댄스뮤직은 멜로디컬하고 가사가 중요했던 시절이고 아티스트 음악이었던 것 같다”면서 “EDM은 엔지니어음악 같다. 기술을 요하고, 얼마나 사람들을 신나게 할 수 있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번에는 가사가 별로 없고 짧다. 연주 위주의 음악이다”라고 앨범을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앨범은 클론이 20주년을 기념해 발매되는 것으로 더욱 뜻 깊다. 하지만 이번 앨범은 단순히 한 시점을 위한 것이 아닌, 클론은 앞으로도 계속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강원래와 구준엽은 클론이 ‘여전한’ 팀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강원래는 “‘가요톱텐’ 생방송으로 데뷔를 했었는데, 우리 둘이 처음 무대에 섰을 때가 엊그저께 같다. 이후 다른 삶을 살게 됐지만, 이렇게 클론으로 다시 컴백을 하게 됐다”면서 “다른 사람들이 전설이라고 하지만, 우리는 왕성하게 활동했던 시절처럼 유행을 이끌어가는 클론이 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구준엽은 “첫 방송하고 21년이 지났는데, 지금이 클론이 살아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순간인 것 같다.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고 싶다. 열심히 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클론 20주년 기념 앨범 ‘위 아’는 29일 정오 발매됐다.
이소희 기자 lshsh324@naver.com 사진=김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