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인뉴스 이소희 기자] 원이 2년 간의 사춘기를 거쳐 마침내 ‘원데이’를 맞았다. 그리고 앞으로 또 다른 시작이 펼쳐질 예정이다.
원은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 CGV 청담씨네씨티점에서 데뷔 싱글 ‘원 데이(ONE DAY)’ 발매 기념 미디어데이를 가졌다.
원펀치로 데뷔한 이력이 있는 원은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로 이적 후 약 2년간의 준비를 거쳐 솔로데뷔를 하게 됐다. YG가 솔로가수를 내놓는 것은 세븐 이후 약 14년 만이다.
이날 원은 “여기 오기 전까지 얼떨떨하고 안 믿겼다. 그런데 여기 오니까 실감이 나는 것 같다”면서 “그동안 많은 일들도 있었는데 내가 누구인지, 나한테 어울리는 게 뭔지 나라는 사람을 찾아가는 시간이었다”고 데뷔 소감을 밝혔다.
또 원은 무엇을 찾고자 했냐는 질문에 “성격, 내가 하고 싶은 것, 어떤 사람으로 보여지면 좋을지, 여기서 어떤 위치로 가야 하는지 고민을 많이 했다. 음악적으로는 당연히 내가 잘하는 걸 찾아갔다”면서 “아직도 많이 찾아야 한다”고 답했다.
음악적으로 변화도 있었다. 원은 “올드스쿨, 뉴잭스윙 등을 추구했었다. 그래서 나도 헷갈렸다. 정체성에 혼란스러웠고, 사실 다른 사람인 척 연기했던 것 같다. 그래서 지난해 ‘쇼미더머니’ 방송분이 나오면 잘 못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백기는 나한테 꼭 필요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 ‘쇼미더머니’ 끝나고 바로 나왔으면 내 정체성에 혼란이 오지 않았을까 싶다. 그런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 내가 이렇게 내 색깔을 찾지 않았나 싶다”고 소신을 전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나오는 데뷔 싱글 ‘원 데이’는 낮과 밤이 공존하는 ‘하루’처럼 원의 이중적인 모습이 돋보이는 앨범이다.

더블 타이틀곡 ‘그냥 그래’와 ‘해야해’ 역시 상반된 분위기를 자아낸다. 타이틀곡 ‘그냥 그래’는 대중적이고 밝은 멜로디 일면에 담긴 쓸쓸함을 절제된 감성으로 풀어낸 표현력이 돋보이는 곡이다.
‘그냥 그래’에서 가장 염두에 뒀던 것은 연령대와 상관없이 공감하고 많은 분들이 좋아할 수 있게 만들어보자 싶었다. 당시 23살 내 감정을 많이 담았다. ‘해야해’는 내 안의 섹시미를 표현하고자 했다.
원은 이 곡에 대해 “경험에 많이 빗대었다”면서 “유치하고 뻔한 가사 나올 수도 있는데 경험으로 쓰면 진심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경험 토대로 많이 쓰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타이틀곡 ‘해야해’는 세련된 비트와 슬픈 코드 진행과 조화를 이루는 미래지향적 힙합 곡이다. 가사의 강약을 조절하며 관능적인 미사여구를 전달하는 원의 보컬과 목소리도 특징이다.
원은 “내가 사람들이 생각보다 더 어릴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나는 ‘해야해’ 이미지가 좋다. 그런 섹시한 이미지를 갖고 싶다”면서 “나는 노력을 할 건데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모르겠다”고 웃었다.
이번 앨범은 음악뿐만 아니라 영상, 포토 등 감각적인 시각 콘텐츠도 무드를 더한다. 특히 영화에 관심이 많다던 원은 “‘그냥 그래’를 만들 때부터 빈티지한 무드를 생각했다. 뮤직비디오 감독님과 미팅할 때 내가 좋아하는 영상들을 많이 보여드렸다. 색감도 다른 아티스트들 것을 보여드리면서 제안했다”고 참여도를 밝혔다.
오랜만에 빛을 본 만큼 원의 각오는 대단하다. 이번에 나온 데뷔 싱글은 시작이었을 뿐이다. 원은 “밥 먹는 시간 빼고는 음악만 들었다. 작업실에서 13시간 넘게 있었다”면서 “이번에 나오는 노래는 만든 지 1년이 됐다. 작업해둔 곡이 더 많고, 올해는 그런 곡들을 내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유일무이한 사람이 되고 싶다. 그래서 남들이 하지 않는 것, 나만 할 수 있는 것들을 많이 생각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오는 고민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하고 싶은데 나만이 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하니 고민을 많이 했다. 경계선을 잘 지켜나가는 게 정답인 것 같다. 조금씩 공개되는 음악에서 보여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해 앞으로 행보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원의 데뷔 싱글 ‘원 데이’는 이날 오후 6시 발표된다.
이소희 기자 lshsh324@naver.com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