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가면 대신 복제가수...新 음악예능 '수상한 가수’

기자 2017-07-13 16:57:38

[메인뉴스 이소희 기자] ‘복면가왕’으로 음악예능 트렌드를 이끈 민철기 PD가 새로운 음악예능 프로그램을 내놨다.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tvN 새 예능프로그램 ‘수상한 가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강호동, 이수근, 김형석, 하현우, 민철기 PD 등이 참석했다.

‘수상한 가수’는 음악예능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MBC ‘복면가왕’을 탄생시킨 민철기 PD가 MBC에서 tvN으로 이적 후 만든 첫 프로그램이다. 이는 무대 위 인기 스타가 무대 뒤 숨은 실력자의 복제 가수로 빙의해 치열한 대결을 펼치는 포맷으로 진행된다.

이날 민철기 PD는 “음악예능을 연출하면서 대중적으로 인지도가 낮은데 실력이 있는 가수들을 봐왔다. 이들을 데리고 프로그램을 할 수 없을까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에게도 그런 친구들이 아이돌 중에서도, 트로트 가수 중에서도 있었다. 그런 가수를 대중에게 소개해주고 싶은 바람이 있었다”면서 “그래서 이직 후 내가 좋아하는,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프로그램을 하게 됐다”고 프로그램 배경을 전했다.

‘수상한 가수’에는 강호동이 MC를 맡고, 김형석과 하현우 그리고 이수근이 판정단 자리에 앉는다. 민 PD가 이들을 섭외한 이유는 바로 ‘공감’, 이 한 가지였다.

민 PD는 강호동에 대해 “에너지 넘치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다른 사람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MC가 있을까 싶다”면서 “‘수상한 가수’는 예능적인 요소도 분명 강하지만, 출연 가수 한 분 한 분의 스토리에 더 중점을 두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듣고 공감할 수 있는 MC 중 가장 최적화된 MC가 아닌가 생각해서 섭외를 하게 됐다”고 섭외 배경을 밝혔다.

하현우에 대해서는 “가장 어려웠던 인물이 하현우다. 내가 살려달라고 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민 PD는 “이 프로그램이 실력은 있는데 인지도가 부족한 가수가 출연하는 것이니, 하현우가 가장 많이 공감해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면서 “무명시절을 거쳐 반짝 떴다가, 침체기를 갖고 다시 뜨고, 그러면서 지금도 오로지 국가스텐의 음악의 길을 가고 있는 하현우의 모습이 꿈을 놓치지 않고 가는 이들에게 공감이 될 것 같아서 섭외를 했다”고 전했다.

출연진들이 섭외에 응한 계기 역시 모두 비슷했다. 바로 도전하는 사람들이 꿈을 이어갈 수 있도록 희망을 주자는 것이다.


강호동은 “도전하는 사람들에게 꿈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구나 싶어서 하게 됐다. 진짜로 녹화를 해보니 놀라운 이야기도 많았다”면서 “출연자 모두 간절한 마음을 담아서 참여하는 것을 보고, 나 역시 이 마음을 잘 전달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각오를 다졌다.

섭외하기 가장 어려웠다던 하현우는 앨범을 작업 중임에도 출연 결정을 했다. 하현우는 출연을 결정한 계기에 대해 “가장 큰 이유는 PD님이 진솔하게 말씀을 해주셔서다. PD님이 알려지지 않은 가수의 노래를 듣는 사람들이 그 감성에 공감할 수 있는 누군가가 앉아있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무명가수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도움을 주자는 취지이기 때문에, 복제가수로 출연하는 이들의 임무도 막중하다.

김형석은 “녹화를 몇 번 했다. 유명한 분들이 복제가수가 되어 립싱크를 하는데 정말 열심히 한다”고 복제가수들의 진심을 증언했다.

강호동 역시 “그 간절함을 알기에 숨소리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게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아닌가 싶다”고 했다.

민 PD는 다른 음악예능과 ‘수상한 가수’의 차별점도 밝혔다. 그는 “‘복면가왕’은 가면이라는 장치를 통해 편견을 없애는 거다. 목소리로만 평가를 하는 것이다. ‘너의 목소리가 보여’는 립싱크를 맞추는 재미도 있고 그러면서 숨은 실력자가 발굴되기도 하는 거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이번은 편견을 없애고 노래를 듣게 하는 것과 달리, 무명가수가 부족한 게 뭘까 고민을 했고 그 부족한 인지도를 채워주자 싶었다. 무대 위 주인공을 맞추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복제가수의 말과 립싱크를 통해 그 분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여주시길 바라는 거다”라고 진정한 취지를 강조했다.

이수근은 “눈과 귀가 즐거운 것은 물론이고 마음까지 따뜻해진다. 다른 프로그램과 달리 감동과 재미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수상한 가수’는 오는 14일 오후 8시 첫 방송된다.

이소희 기자 lshsh324@naver.com 사진=김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