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박원 ‘0M’, 마음 깊은 곳에서 꺼내놓은 기억

기자 2017-07-27 14:04:22

[메인뉴스 이소희 기자] 박원이 자신 깊숙이 있던 속마음을 꺼내보였다.

박원은 27일 오전 서울 용산구 남산예술원에서 b-side 앨범 ‘제로미터(0M)’ 발매 기념 쇼케이스를 가졌다. 이날 행사 진행은 어반자카파 멤버 조현아가 맡았다.

이날 박원은 “뚜렷하게 많은 방송활동을 안 하는 사람이라 앨범을 낸 동시에 활동이 종료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지난 앨범은 나오기 전 자신감도 있었고, 어떻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았다.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이번 앨범은 겁도 많이 난다. 새 앨범과 비교할 수 있는 음악들이 더 많아져서 그런 것 같다”고 컴백 소감을 전했다.

‘제로 미터’는 한 여자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그와 좋았던, 좋지 않았던 모든 기억으로 인해 지금도 홀로 있을 때는 바닥을 치고 있다는 의미를 담았다. ‘제로미터’ 또한 육지 중 해수면 이하의, 지구상 가장 낮은 지역을 뜻하는 ‘제로미터 지역’에서 착안해 정한 타이틀이다.

이에 대해 박원은 “보통 2.5집이라고 하거나 미니앨범이라는 타이틀을 쓰는데, 정규앨범은 내가 앞으로 오랫동안 음악을 할 때 가고 싶어 하는 방향이면, 이번에는 영화로 보면 스핀오프 같은 느낌이다. 책으로 보면 외전 같은 거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하고 싶어 하는 음악의 연장선이라는 느낌을 주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찾다보니 ‘b-side’라는 이름을 쓰게 됐다”고 덧붙였다.

지난 앨범이나 이번 앨범이나 박원의 음악이지만, 그가 ‘하고 싶은 음악’이 아니라고 표현한 것은 자신의 이야기를 고백했기 때문에 그렇다.

박원은 “많이 감췄다”면서 “내 이야기를 공공연하게 이야기를 하긴 했지만 너무 개인적이라서 가사도 그렇고 제목도, 편곡 스타일도 그렇고 일부러 크게 웅장하게 가져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너무 이쪽으로 봐주면 다음에 더 큰 음악을 할 거라는 기대를 하실 수도 있을 것 같다. 이 다음에 정규앨범을 내게 되면 이전 내 스타일대로 비슷한 음악을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0M’에는 꽤 오래 전부터 만들어져 있었으나, 박원의 기존 스타일과 약간 달라 정식 발매를 생각하고 있지 않았던 트랙 4개가 수록되어 있다.

타이틀곡 ‘올 오브 마이 라이프(All of my life)’는 살면서 가장 강렬했던 동시에 바닥을 쳤던 당시를 담은 곡이다. 특히 수록곡 ‘터치’는 박원이 “그 분 만났을 때 강렬했던 기억 중 하나라서 이런 곡을 쓰게 됐다. 나한테는 네 트랙 중 가장 좋았던 기억이라, 지금 가장 힘든 기억이기도 하다”고 설명한 노래다.

이에 대해 박원은 공감보다 ‘고통’을 택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너무 내 이야기여서 부르기가 힘들고 민망했다. 그래서 노래 제목들도 다 영어로 했던 게, 부르면서 덜 힘들게 하려는 장치들이다”라고 털어놨다.

아울러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낸 것에 대해 “좋은 이별이라는 말을 믿지 않는다. 좋지 않으니까 헤어지는 거라고 생각해서 이별은 부정적이라고 생각한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지난곡 ‘노력’ 때는 이 노래를 듣고 이별을 앞둔 분들이 기분 좋지 않으면 성공이라고 했는데, 이번 앨범은 어디선가 그녀가 노래를 듣고 내 생각이 난다면 성공이 아닐까 싶다”고 고백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원이 음악으로 자신의 속내를 꺼내 보인 이유는 무엇일까. 타이틀곡 가창을 마친 그는 “고민을 많이 했다. 방금도 노래를 하면서 그 사람과 이야기로 돈을 버는구나 생각을 하기도 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우리가 헤어지고 나면 그 사람을 잊기 위해 열심히 자기 일을 하지 않냐. 나도 이게 방법인 거다. 네가 들었으며 좋겠다는 이야기를 굳이 할 필요는 없겠지만, 친구에게 이야기하듯 음악으로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면서 치유하자, 무뎌지자는 생각을 하고 결심을 했다”고 이번 앨범을 내게 된 계기를 전했다.

박원 b-side 앨범 ‘제로미터’는 이날 오후 6시 각종 온라인 음악 사이트를 통해 발매된다.

 

이소희 기자 lshsh324@naver.com 사진=메이크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