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진 "감독이 첫 촬영에 전라 노출 요구", 핵직구 폭로

기자 2017-08-11 17:33:38
온스타일 '뜨거운 사이다' 캡처

모델 출신 배우 이영진의 시원한 발언에 대중이 박수를 보내고 있다.

지난 10일 방송된 온스타일 '뜨거운 사이다'에서 이영진은 "김기덕 감독 논란은 사실 늦게 터진 것"이라며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을 내놨다.

최근 여배우 A씨는 2013년 김기덕 감독의 영화 '뫼비우스'에 출연하면서 감독으로부터 당한 피해에 대해 폭로하며 고소장을 냈다. 촬영 중 뺨을 맞았고, 대본에 없던 베드신을 강요받았으며 남자 배우의 실제 성기를 잡게 했다는 것이 A씨 주장이다.

이날 이영진은 "예전에 영화 촬영할 때 시나리오에 모든 베드신이 한 줄이었다. 이미지 처리할 거라 노출에 대한 부담감은 안 가져도 된다고 하더라"며 "촬영장에 갔더니 첫 촬영, 첫 신, 첫 컷이 남자배우와의 베드신이었다. 갑자기 감독이 옥상으로 불러 1대1 면담을 했다. 고등학생 아들에게 창피한 영화를 만들고 싶지 않다면서 완전한 노출을 요구했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영진의 설명에 따르면 당시는 상세 계약이 없을 때였다. 단순히 현장에서 설득에 의해 노출이나 베드신이 이뤄지기도 했다는 것. 이영진은 "이렇게 민감한 사안이라면 철저한 계약 하에 찍어야 한다. 설득이 안 된다면 진행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설득이 된다면 계약서를 다시 작성하고 약속도 다시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그는 "이럴 때마다 '너만 힘드니까 너만 참으면 돼'라고 한다. 이런 폭로는 쉽지 않은 일이다. 생계랑 연계된 일이니까"라며 "여성의 대상화가 심한 장르가 영화다"라고 문제점들을 차분히 짚었다.

그의 폭로대로 지금까지 영화 현장에서 무언의 강요는 비일비재하게 있어 왔다. 물론 대부분의 감독들이 '예술'을 빙자해 이렇게 무자비한 요구를 한다는 건 결코 아니다. 하지만 몇몇 몰상식한 사람들이 업계 전체의 물을 흐리고 있는 셈이다.

이영진의 솔직한 고백이 보다 성숙한 영화계 질서가 정립되는 데 큰 힘이 되길 바란다. '뜨거운 사이다'에서 보여줄 그의 활약에 기대가 모이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