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기획] 콜드플레이, 탄소 배출 ↓…지속 가능한 공연 문화 앞장 

메인뉴스_관리자 기자 2023-02-27 01:41:17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고 있다. 이에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서 각종 콘서트가 재개되며 수많은 팬들이 공연장으로 모여들고 있다. 지난 2~3년간 공연에 목말랐던 팬들의 열정이 더욱 거세진 가운데 코로나 이전과는 사뭇 다른 공연 문화가 생겨 팬들의 이목을 집중 시켰다.

기후변화라는 커다란 위기 앞에 전 세계의 뮤지션들이 환경을 생각하는 공연 문화를 들고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라이브로 음악을 듣고 즐기는 단순한 즐거움을 넘어 어떻게 하면 조금 더 환경에 무해한 음악을 선사할지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그 대표주자가 바로 세계적인 영국의 록 밴드 콜드플레이다. 

지난 2019년 콜드플레이는 콘서트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세계 투어를 잠정적으로 중단한다는 뜻을 전했다. 당시 콜드플레이의 리더 크리스 마틴은 영국 BBC 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향후 2~3년 정도 공백 기간을 갖고 지속 가능하며 친환경적인 방식의 공연 방법을 찾겠다고 발표했다. 

세계 투어 중단 선언 후 2년이 지난 2022년, 콜드플레이는 친환경 방식의 공연에 모습을 드러내며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우선 그들은 무대의 바닥과 외부, 중앙 홀에 태양광 타일을 설치했다. 공연에 사용하는 전력을 친환경 에너지인 태양 에너지로 대체한 것이다. 

또한, 공연장 곳곳에 키네틱 플로어와 자전거 페달을 설치했다. 공연을 보러 온 팬들이 신나 뛰거나 페달을 굴릴 때 만들어지는 운동 에너지로 전력을 생산하기 위해서다. 관객이 움직이면 공연에 필요한 동력이 공급되며 많은 사람들이 많이 움직일수록 더 많은 동력을 생산해 낼 수 있게 했다. 이와 함께 전력 소비를 줄이기 위해 저 에너지 LED 스크린 레이저를 사용했다. 

환경을 위한 색다른 이벤트 역시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콜드플레이 측은 팬들에게 가장 낮은 탄소 배출량으로 콘서트장에 오갈 수 있는 방법을 공식 앱을 통해 제공했다. 앱을 다운로드한 팬들이 해당 방법으로 공연장에 오겠다는 약속을 하면 할인 코드를 제공받을 수 있다. 

뿐만 아니다. 콜드플레이는 공연 시 팬들이 사용하는 플라스틱 야광봉 대신 식물성 재료로 만든 LED 팔찌를 제공했다. 공연이 끝나면 이를 회수해 재활용하는 것인데, 이로 인해 공연 후 발생하는 쓰레기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무대 세트 또한 재활용이 가능한 친환경 재료를 선택했다. 또한, 콜드플레이는 콘서트의 티켓 수익만큼 나무를 심겠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콜드플레이는 세계 투어에 필수인 비행을 최소화하려는 노력도 시도하고 있다.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2~3%를 차지하는 비행기는 엄청난 양의 탄소를 배출한다. 기차와 비교해 보면 승객 1인당 수십 배나 많은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킨다. 그들은 불가피하게 비행기를 사용해야 할 경우 지속 가능한 항공유를 사용한 비행기를 선택했다. 해당 항공유는 일반 항공유에 비해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약 80% 가까이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이유로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는 공연이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말하는 것일까? 지난 2019년 영국 맨체스터 대학이 발표한 한 연구에 따르면 영국에서 개최된 라이브 공연으로 인해 매년 40만 톤이 넘는 온실가스가 배출된다는 사실이 전해진 바 있다. 

과거 콜드플레이의 한 투어를 살펴보면, 당시 투어에만 운전기사 9명을 포함한 직원이 118명 대동됐으며 트럭은 무려 32대가 소요됐다. 총 540만 관객 앞에서 112번의 공연을 열었다. 영국에서 열렸던 공연만으로 탄소 발자국 수치를 계산했을 때 매년 400만 톤 이상의 온실가스가 배출된 것으로 추정했다.

공연장을 찾는 관객들로 인한, 공연장에서 파는 다양한 굿즈(특정 브랜드나 연예인과 관련된 기획 상품)나 공연장 세트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역시 온실가스가 배출되는 등 다양한 환경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또 다른 세계적인 록 밴드는 지난 2009년 공연 당시 필요했던 한 소품을 이동시키기 위해 120대의 트럭을 사용했는데, 당시 해당 밴드의 공연으로 발생한 탄소량은 화성을 왕복할 때 발생하는 탄소량과 맞먹는 수치였다. 

이런 상황에서 콜드플레이뿐 아니라 여러 세계적인 뮤지션들이 친환경 공연을 만들기 위해 앞장서고 있다. 미국의 팝스타 빌리 아일리시의 경우 공연장을 찾은 팬들에게 일회용 플라스틱 컵이나 병, 빨대 대신 재사용 가능한 물병과 머그컵을 사용하게 했다. 또한 공연 관계자들에게 100% 식물성 식품과 업사이클링 의류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의 또 다른 록 밴드 그룹인 라디오헤드 역시 콘서트 장의 조명을 LED 조명으로 교체했다. 일반 조명에 비해 전력 사용이 적기 때문이다. 영국을 대표하는 또 다른 록 밴드 1975는 굿즈 생산을 중단했고, 콘서트 티켓 한 장당 1파운드를 환경 관련 기관에 기부하고 있다. 

현장에서 생생한 음악을 통해 뮤지션과 소통하고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공연은 계속돼야 하지만 그 방식은 반드시 변해야 한다. 친환경적이며 지속 가능한 공연을 위해 뮤지션은 물론 팬들 역시 행동 방식을 바꿔야 할 때다. 현재 우리가 맞닥뜨리고 있는 환경의 위기 앞에서 다음 세대를 위해, 지구를 보호하기 위해 당장 행동해야 한다. 

사진=언플래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