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기획] 옥수수·한지·쐐기풀 드레스? 이제는 결혼식도 친환경이 대세

메인뉴스_관리자 기자 2023-04-13 13:06:59

[메인뉴스 홍진호 기자] 따뜻한 날씨와 함께 본격적인 웨딩시즌이 시작됐다. 최근 환경 보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친환경 결혼식이 특히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13년 연예계에서 스몰 웨딩으로 초기에 주목받았던 가수 이효리의 결혼식은 친환경 결혼식이었다. 당시 그가 입었던 드레스는 옥수수 전분 소재를 활용한 친환경 웨딩드레스였다. 결혼식 후 그는 수선을 통해 드레스를 일상복으로 재탄생 시켰다. 또한 꽃 장식 대신 화분 장식을 사용해 결혼식장을 꾸몄으며 예물 역시 기존에 쓰던 커플링을 재활용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친환경 결혼식이란 결혼 준비에 소요되는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자연과 환경을 고려한 결혼식을 뜻한다. 한 번 보고 버려지는 청첩장부터 웨딩 촬영, 웨딩드레스, 장식된 꽃들과 부케, 뷔페 음식 등 결혼식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쓰레기를 줄이고 환경 오염을 막으려는 움직임이 친환경 결혼식에 대한 관심을 급증시켰다. 

그렇다면 결혼식에서 발생하는 환경 오염 요인은 무엇이 있을까? 대표적인 것이 웨딩드레스다. 결혼식 때 입는 웨딩드레스는 80% 이상이 합성섬유로 만들어진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드레스를 대여해서 입는데 웨딩드레스 1벌 당 3, 4명 이 입고 나면 거의 폐기 처분된다고 한다. 쓰레기가 되는 셈이다. 

이런 이유로 최근에는 옥수수나 한지, 쐐기풀로 생분해성 친환경 섬유로 만든 드레스가 나왔다. 재질 자체가 친환경 원단인 것이다. 또한 드레스의 마감 처리 시 표백이나 형광 처리를 하지 않아 사람의 피부에도 큰 탈이 없으며 땅에 묻을 경우 빠르게 분해되는 것이 큰 장점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합성섬유로 만들어진 드레스와 한지나 쐐기풀 등으로 만든 드레스 1벌 당 발생되는 탄소 배출량은 각각 32.4kgCO2, 10.22kgCO2인 것으로 알려졌다. 각각 배출되는 탄소의 수치만 보더라도 무엇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을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결혼식장에 장식되는 꽃 역시 큰 문제다. 연회장을 장식하기 위해 사용되는 꽃의 양은 연간 약 450만 송이로 추정하고 있다. 단 하루 사용된 꽃은 결혼식이 끝나면 쓰레기가 돼 버려진다. 이에 한 번 장식하고 버려지는 꽃 대신 뿌리가 살아 있는 화분으로 예식 장소를 장식하고 있는 것이 추세다. 또한 뿌리가 살아있는 식물을 예식에 사용한 뒤 다시 화분에 옮겨 심고 이를 신랑, 신부에게 기념으로 증정하기도 한다. 

부케의 경우에도 일반 부케의 탄소 배출량은 0.2kgCO2인 반면 뿌리가 살아있는 꽃으로 부케를 할 경우 탄소 배출량은 0kgCO2다. 일반 부케에서 웨딩 부케로 바꾸기만 하더라고 배출되는 탄소를 줄이는 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뿐만 아니다. 청첩장 역시 친환경 청첩장이 대세다. 통계청에 의하면 지난 2018년 한 해 누적 혼인 수는 약 25만 8000쌍에 이른다고 전했다. 한 쌍이 결혼할 경우 평균 400장의 청첩장을 인쇄한다고 가정할 경우 1년 동안 사용되는 종이의 양은 1억 5000만 장 정도다. 이렇게 인쇄된 청첩장은 한 번 보고 버려져 결국 쓰레기통으로 향하게 된다.

이에 최근에는 재생용지에 콩기름 잉크로 인쇄를 한 청첩장이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또한 액자 형태로 된 청첩장이나 책갈피로 재활용할 수 있는 청첩장, 손수건 청첩장 등과 같은 독특하면서 쓰레기통으로 직행하지 않아도 되는 다양한 방식의 청첩장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국립공원공단은 일회용품 없는 ‘친환경 숲속 결혼식’을 지난 2021년부터 열고 있다. 국립공원 숲속 결혼식은 2021년 당시 9개 공원에서 27차례, 지난해에는 10개 공원에서 30차례 거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는 17개 공원에서 35차례 열릴 예정이다. 

또한 서울특별시 서부공원여가센터에서 월드컵공원 내 평화의 공원에서 2023년 ‘소풍 결혼식’을 계획하고 있다. 

이와 같은 공원 내 결혼식의 포인트는 친환경이다. 각 공원에서는 일회용 꽃 장식 사용을 자제하고 있으며 일회용품 대신 다회용기를 사용해 피로연을 열고 있다. 

피로연 음식 역시 남는 음식과 음식물 쓰레기로 환경 오염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에 숲속 결혼식이나 소풍 결혼식에서는 버려지는 음식물들을 최소화하기 위해 도시락이나 샌드위치 혹은 비가열 음식을 하객들에게 제공한다. 

또한 주례나 폐백 등 불필요한 절차를 간소화함은 물론 예복 역시 평상복으로 활용 가능한 것들이 준비된다. 

국가적인 주도로 일회용품 규제 등 최근 소비 트렌드가 친환경에 맞춰지고 있다. 이에 웨딩 업계도 이와 같은 친환경 트렌드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의 한 웨딩 업체의 경우 소비자들의 친환경 가치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프로모션을 진행한 바 있다. 

해당 웨딩 업체는 결혼식장에 생화가 아닌 식물로 결혼식장을 장식했으며 결혼식에서 사용된 다양한 식물을 에코백에 담아 반려식물로 키울 수 있도 록 하객들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전 세계적으로 시급히 해결해야 할 각종 환경 이슈로 국내의 경·조사 문화의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이는 MZ 세대들의 친환경 중심 가치 소비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허례허식이 아닌 환경을 생각하고 낭비를 줄이고자 하는 이들의 신념이 반영된 것이다. 친환경 예식을 지향할 수 있도록 웨딩 관련 업체들의 적극적인 행보가 절실할 때다. 

사진=이상순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