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기획] ‘신박한 벙커’, 지구가 보내는 경고 신호...‘티핑 포인트’에 주목
2023-12-10
벨기에 출신 방송인 줄리안 퀸타르트는 자신의 SNS를 통해 실뱀장어 불법 어업과 관련한 피드를 게시했다. 그는 불법 어업과 관련된 동영상과 함께 “충격.. 옛날에 나 장어 그래도 잘 먹었는데..”라는 글을 올렸다.
불법 어업은 단순히 어업 행위 자체가 불법임을 넘어서 이로 인해 환경에 끼치는 피해 역시 막대하기 때문에 반드시 근절돼야 하는 행위다.
지난 2020년 국제자연보전연맹이 발표한 한 보고서를 보면 지난 50년간 장어와 같은 회유성 어류의 개체 수가 전 세계적으로 약 76%가량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국제자연보전연맹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 잡히는 장어는 이미 멸종위기 등급 ‘위기(EN·Endangerd)에 해당한다고 한다. 이와 같은 등급으로는 호랑이, 물개, 고래상어가 있다.
그렇다면 왜 이런 행위들이 환경 파괴의 주범이 된다는 것일까? 우선 실처럼 얇은 실뱀장어를 잡기 위해 촘촘한 그물을 사용하게 되는데 문제는 여기서부터 발생한다. 그물코의 크기가 얇은 까닭에 실뱀장어보다 크기가 큰 해양 생물들이 모두 그물에 걸리게 된다. 어부들은 그물 속 실뱀장어를 제외한 나머지 해양 생물들을 그냥 폐기 처리한다.
뿐만 아니라 치어나 어류의 알까지 모두 그물에 걸린다. 이 탓에 먹이 사슬의 최하위 단계가 위협받으며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매년 2월부터 5월까지 실뱀장어 불법 어업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실뱀장어가 워낙 비싼 탓에 약 3개월 정도만 어업을 해도 약 2억에서 5억 정도의 수입을 낼 수 있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인해 실뱀장어 불법 어업이 더욱 기승을 부린다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불법 어업이 끝난 직후다. 각종 쓰레기, 선박, 선박에서 나오는 기름 등이 바다 환경 오염에 큰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우선 실뱀장어를 잡는데 사용한 그물이 큰 문제다. 사용한 그물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고 바다 현장에 그대로 버려 쓰레기로 방치되고 있다. 특히 바다에 방치된 그물은 또 다른 해양 생물들을 포획하게 된다.
그물에 걸린 해양 생물들은 그물을 빠져나오지 못한 채 죽게 되고 부패한다. 부패한 해양 생물을 먹기 위해 또 다른 해양 생물들이 모이게 되고 이 과정에서 또 다른 해양 생물들이 그물에 걸려 폐사하게 된다. 악순환의 반복이다.
또한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그물은 오랜 시간 바닷물에 잠겨있다 부식되고 미세 플라스틱으로 분해돼 해양 오염의 주원인이 되고 있다. 바닷속 미세 플라스틱은 해양 생물들이 먹이로 착각해 먹게 되고 결국 이 생물들은 우리들의 식탁으로 다시 올라오게 된다.
그물보다 더 큰 문제는 버려진 선박이다. 실뱀장어 불법 어업에는 등록되지 않은 폐어선이 사용된다. 그 이유는 어선의 폐선 처리 비용이 거의 1천만 원 이상에 달하는 까닭에 많은 이들이 등록자가 없는 불법 어선을 이용해 실뱀장어를 잡고 선박을 바다에 버리고 간다. 이렇게 버려진 선박을 처리하는 데는 결국 국민의 세금이 쓰이게 된다.
선박유 역시 마찬가지다. 정상적인 어선이라면 수산업협동조합을 통해 폐엔진오일과 선박유를 처리할 수 있지만 불법 어선의 선박유는 바다에 버려지고 있는 실정이기도 하다. 이렇게 바다에 버려진 선박유는 바닷속 해양 동물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끼치게 된다.
불법 어업이 기승을 부리는 또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국내는 매년 불법 어업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단속에 걸리더라도 100만 원정도의 벌금형이 대부분이다. 이에 사람들은 벌금을 내고서라도 불법 행위를 이어가는 것이다.
해결책은 무엇일까? 우선 우리들의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 불법 조업으로 인해 우리 식탁에 올라왔을지 모를 장어와 그 외 수많은 해양 생물들에 대해 고심해야 한다. 불법 어업과 관련된 소비를 줄여야 그 공급책이 중단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더해 국가가 개입된 강력한 단속이 필요하다. 불법 어업에 대한 처벌 수위를 강도 높게 해야 한다. 매년 행해지고 있는 불법 어업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로 더 이상의 해양 생태계 파괴는 없어야 한다.
사진=줄리안 SN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