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길 아름다운 곳] 로마네 콩티를 탄생시킨 피노누아와 세계의 와인

메인뉴스_관리자 기자 2017-05-26 11:37:13

오묘한 빛과 향에 취한 저는 여전히, 가질 순 없지만 버릴 수도 없습니다.

인류 최초의 술, BC 9000년 전 인류가 마셨다는 술 와인은 이제 전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술이자 그 오묘함 때문에 와이너리 여행까지 유행할 정도입니다.

영어로는 와인(wine), 프랑스에선 뱅(vin), 독일에선 바인(wein),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선 비노(vino)로 불리는 이 와인의 세계로 여행 떠납니다. 와인박람회입니다.

 

↑ 왠지 유혹 당해버릴 것만 같은 분위기.

아주 조금 술을 입에 댈 수 있었던 10년 전쯤, 저도 무척이나 좋아했습니다.

특히 관심이 많았던 와인은 피노누아(Pinot Noir)였습니다. 까다로운 품종인 만큼 그 오묘한 맛과 향은 어느 와인보다 뛰어납니다. 사람으로 말하자면 좀 까칠한 성격.

피노누아와의 인연은 그 무렵 영화 ‘Side Ways’에서 비롯됩니다. 영화 속에서 결혼 1주일을 앞둔 친구의 총각파티를 위해 절친남 둘이 와이너리 여행을 떠납니다. 무대는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밸리, 소노마 지역. 여행길에서 만난 두 여성과 와인에 관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여기서 피노누아가 등장합니다.

영화 'Side Ways'의 한 장면

스테파니의 질문에 마일즈는 대답합니다. "피노누아는 재배하기 까다로와서 오랫동안 참고 인내해 보살피면 최고의 맛과 향을 선사하니까"라고.

 

이 피노누아는 주인공 마일즈의 현실을 대변하는 품종이었고 결국 어려운 현실의 삶을 잘 극복하라는 인내심을 가르칩니다. 어쩌면 당시의 제 모습과도 같았으리라 생각됩니다.

피노누아는 프랑스 부르고뉴 지역이 원산지로 정통 적포도주 품종입니다. 가장 비싼 와인 품중입니다. 지금은 미국, 뉴질랜드 등 신세계에서도 많이 재배되며 와이너리도 생겨났습니다. 하지만 카베네 쇼비뇽(Cabernet Sauvignon)에 비하면 생산량이 매우 적습니다.

영화에서도 말했듯이, 피노누아는 테루아에 민감하기에 오래 인내하며 보살피면 최고의 맛을 선사합니다. 그러니까 보살핌과 인내심입니다. 우리네 인생사같은 이야깁니다.

이태리 캬빗컬렉션, 피노누아 2012

이 피노누아 단일품종으로만 만드는 그 유명한, 범접하기 어려운 와인이 바로 ‘로마네 콩티’입니다. 일본 만화 ‘신의 물방울’로 잘 알려진 와인이기도 합니다. 누구나 갖고 싶어하지만 누구나 갖기 어려운 와인입니다. 왜냐면, 프랑스 왕자가 쉽게 문을 열어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 병에 수백만원 해도 없어서 못 사는 와인입니다.

와인은 알아갈수록 방대해 어렵지만 아는 만큼 재미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끝이 없기에 알아가는 과정도 한없이 이어집니다.

이젠 마실 수 없지만, 오로지 눈과 코로만 마셔야 하는 와인이지만 여전히 알아가는 사이이므로 와인에 대한 저의 플라토닉 사랑은 계속됩니다.

데워서 마시는 독일 글뤼바인. 쌍화차같은 와인.
이태리 징가렐리 감독의 외손자.